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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의 발원지: 이해관계의 미궁

“음모론자는 닥쳐”

2019년말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에서 원인 불명의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는 뉴스는 트럼프 얼굴로 도배된 미디어의 한 구석에서 홀연히 등장했다. 2020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를 맞이하던 환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는 인류 문명의 기로를 바꿀 사건을 맞이하게 되었다.

란셋에 기고된 논문

“We stand together to strongly condemn conspiracy theories suggesting that COVID-19 does not have a natural origin.”

2020년 3월, 코로나가 세계 각지로 퍼지던 와중에 유명 의학 저널인 더 란셋에 기고된 사설에서는 “COVID-19가 자연발생하지 않았다는 음모론을 규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많은 이들은 이 기고문을 인용하며 코로나바이러스의 실험실 유출설을 일축하려 했다. 이 사설과 함께 네이쳐 메디슨에 기고된 이 사설도 자연발생설을 주장하는 이들이 근거로 사용하곤 했었다. 자연발생설의 주장은 대개 이렇다: “인공으로 만들어진 바이러스라면 흔적이 남아야한다. 허나 SARS-CoV-2에서는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나는 묻고 싶다. 진정한 과학자라면 어떤 가능성을 배제하기 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열린 마음으로 연구에 임해야하는 것 아닌가? 심지어 조작 흔적이 아예 남지 않는 serial passage라는 기술도 존재하고, 실험실 유출설의 중심에 위치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이 기술을 사용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면 우린 더 열린 마음으로 이 수수께끼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일례로 HIV바이러스를 발견하여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뤼크 몽타니에 박사가 팬데믹 초기에 “COVID-19는 중국 과학자들이 HIV에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다가 유출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수 많은 매체들은 그를 음모론자로 몰아갔으며 그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을 게재하기에 바빴다. 물론 지금까지 나온 증거와 정황들에 대입해보면 뤼크 몽타니에 박사의 주장에는 허점이 많다. 그러나 핵심이 되는 “실험실에서의 유출”이라는 요소에 관한 반박은 항상 “음모론”, “가짜뉴스”로 일축 되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

전 미국 질병통제센터장을 맡았던 로버트 레드필드 또한 CNN에 등장해서 실험실 유출을 고려해야한다고 주장했을때 과학자들에게 살해협박까지 받았다고 했다. 그는, “(살해협박을) 정치인이 아니라 과학자들에게 받을줄은 몰랐다”고 한다.

약 1년 반동안 이 사태를 지켜보며 나는 미디어, 정치인, 그리고 과학자들에 대한 모든 신뢰를 잃었다. 과학도 정치의 연장선에 있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보았다. “과학”을 근거로 실험실 유출설을 묵살하는 이들을 보며 경멸과 분노를 느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우습고 너무나도 순진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왜냐하면 그들이 신봉하는 과학은 과학을 빙자한 종교이자 정치적 이데올로기일뿐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칭해지는 SARS-CoV-2의 발원에 대한 추론과 이를 둘러싼 논쟁과 현상들을 논하게 될 것이다.

Gain of Function

Gain of function (GOF)은 말 그대로 “기능획득”이라는 뜻이다.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생기면서 바이러스 연구자들은 동물 바이러스가 인간으로 어떻게 옮겨가는지를 연구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동물 바이러스를 조작하여 인간 세포를 공격하는 실험들을 하기 시작한다. 실험실 유출설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도 기능획득에 관한 연구를 하다가 유출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기능획득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

“박쥐 여인”이라 불리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스정리와 “시리얼 패시지” (serial passage)라는 기술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랄프 베릭은 팀을 이뤄 SARS-like cluster of circulating bat coronaviruses shows potential for human emergence라는 제목의 논문을 2015년에 발표한다. 이 논문은 박쥐 바이러스가 인간을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들어 현존하는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들의 인간 전염 가능성을 연구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논문에서는 2002년에 유행했던 사스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SHC014-CoV라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로 대체하였다고 밝히며 이를 통해 ACE2라는 단백질을 통해 인간의 기도세포를 감염 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밝히고 있다.

스정리 박사

2012년, 중국 윈난성에 위치한 모장 하니 자치현에 있는 어느 동굴에서 광부 여섯 명이 몇 주간 박쥐 오물을 파내는 작업을 하다가 심각한 질병에 감염된 사건이 발생한다. 기침과 발열 증상을 보이던 광부들은 윈난성의 수도에 위치한 쿤밍의대에 입원했고 머지 않아 여섯 명중 세 명이 사망했다.

당시에 쿤밍의대는 사스 사태때 활약한 중난산 박사를 불러들이기에 이른다. 중난산 박사는 곧바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의심했다. 그는 곧바로 인후검사와 항체검사를 지시했다. 그리고 광부들이 파내던 오물을 배설하던 박쥐의 종류를 물었다. 2002년 사스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적갈색관박쥐가 그 주인공이였다. 이때 채취된 혈액 샘플들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도 보내졌고 항체검사 결과 사스 항체가 검출 되었다.

BBC 보도팀은 스정리 박사가 연구를 진행한 동굴을 취재하러 가는 길에 사복경찰에게 미행 당했으며 우연히도 “고장난” 트럭을 마주하였다.

원래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었기에 스정리 박사를 포함한 연구팀은 모장 하니 자치현의 그 동굴을 찾아가 샘플을 채취하고 연구에 돌입하였다. 그리고 2013년, 광부들을 감염시킨 사스와 닮은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간숙주를 거치지 않고 인간의 기도에 위치한 ACE2 단백질을 통해 인간감염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히는 논문이 발표된다. 이어서 2014년과 2016년에 스정리 박사는 광부들을 감염시킨 바이러스를 정확히 밝혀내기 위해서 동굴을 방문해 더 많은 바이러스 샘플을 채취하였다. 사스와 닮은 바이러스는 단 하나였다. 이 바이러스는 RaBtCoV/4991로 불리게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스정리 박사는 본인들이 소유한 RaTG13이라는 바이러스 샘플과 현재의 SARS-CoV-2와 96.2% 유사하다고 발표했다. 이 바이러스는 우연히도 윈난성에서 채취된 것이였다. 이 바이러스 샘플의 출처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DRASTIC (Decentralized Radical Autonomous Search Team Investigating COVID-19)이라는 조직에 의해 이 RaTG13은 2012년 윈난성의 동굴에서 광부들을 감염시킨 RaBtCoV/4991 바이러스와 같다는 것이 밝혀졌다. 허나 이 두 바이러스가 같다는 것 또한 스정리 박사의 거짓말일 수도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또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보안 문제도 불거졌는데, 미국의 안전보장회의(NSC) 수사에 따르면 스정리 박사는 본인 입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연구를 BSL3과 BSL2등급 실험실에서 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한다. BSL2는 미국의 치과와 비슷한 등급의 안전등급이다.

그리고 2021년 6월, 미국의 스티븐 퀘이 박사와 리처드 뮬러 박사는 “COVID-19가 실험실에서 유출되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논문을 발표한다. 단순하게 요약하자면, 현존하는 COVID-19는 RaTG13로부터 매우 희귀한 유전변이가 일어났는데, 현재 알려진 어떠한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에도 그와 유사한 유전정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Scientific American에 실린 인터뷰에 따르면 스정리 박사는 팬데믹 초기에 노심초사하며 자기 실험실에서 유출 되었을 가능성을 조사했다고 한다. 조사 결과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 되었다는 증거는 찾지 못하였다고 하며 실험실 유출설을 일축했다.

랜드 폴 상원의원 vs. 파우치 박사

2021년 5월 11일,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에 관한 청문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TF의 리더중 한명이였던 파우치 박사가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랜드 폴에게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진행 되었던 기능획득 연구에 관한 질문을 받는다. 랜드 폴은 파우치 박사에게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으로 전임하면서 이코헬스 얼라이언스(EcoHealth Alliance)에게 연구비를 제공하고 기능획득에 관한 연구를 허가 하지 않았느냐?”고 하지만 파우치 박사는 “의원님, 송구스럽지만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파우치 박사는 이 청문회 이후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2002년과 2004년 사스바이러스 사태때 이코헬스 얼라이언스를 통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전달된 연구비를 실험실 유출설에 관련 지으며 비약하고 있다”고 밝힌다. 그러나 이는 파우치 박사의 비겁한 거짓말이다. 위에서 기능 획득을 설명하면서 언급한 논문은 2015년에 발표된 것인데, 링크를 타고 들어가보면 아주 당당하게 연구비 출처가 적혀있다.

Research in this manuscript was supported by grants from the 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 Infectious Disease and the National Institute of Aging of the US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 under awards U19AI109761 (R.S.B.), U19AI107810 (R.S.B.), AI085524 (W.A.M.), F32AI102561 (V.D.M.) and K99AG049092 (V.D.M.), and by the National Natural Science Foundation of China awards 81290341 (Z.-L.S.) and 31470260 (X.-Y.G.), and by USAID-EPT-PREDICT funding from EcoHealth Alliance (Z.-L.S.).

파우치 박사는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실험실 유출설을 철저하게 부정했고 미디어도 실험실 유출설을 음모론으로 치부하였다. 그러나 1년후, 파우치 박사는 돌연 “자연발생설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발언하며 실험실 유출설에 기름을 붓기 시작했고 동시에 메인스트림 미디어는 실험실 유출에 대한 태도를 180도 바꾸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은 정보기관들에게 코로나의 발원지에 대한 조사를 면밀히 할 것을 명령한다. 또한 파우치 박사가 2012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기능획득)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득이 실보다 많다”한 내용이 폭로 되기도 했다. 심지어 파우치 박사는 팬데믹 초기에 동료 과학자들로부터 실험실 유출 가능성에 대해 경고 받는 내용까지 보고 받았음에도 해당 사실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무시하였다.

(좌) 스정리 박사, (가운데) 신원 미상 (우) 피터 다자크

2015년 스정리 박사와 랄프 베릭 박사가 합을 맞춰 발표한 논문의 연구비 지원 단체에는 이코헬스 얼라이언스가 있었다. 피터 다자크는 이코헬스 얼라이언스의 회장이다. 서두에서 언급된 란셋 기고문의 글쓴이 리스트를 자세히 봤다면 진작에 알아챘겠지만, 그는 팬데믹 초기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 되었다는 주장을 음모론으로 규정하며 “가짜뉴스 때려잡기”의 선봉에 섰던 인물이다.

피터 다자크는 위의 란셋 기고문을 준비하면서 본인의 이해관계에 따른 신뢰성을 의식해서인지, “특정 단체나 개인이 아닌 여러 과학자들이 모여 발표한 성명으로 보이게끔” 동료 과학자들에게 자기 기고문에 서명해줄 것을 부탁한다. 또한 피터 다자크를 포함하여 이코헬스 얼라이언스에 소속된 과학자 두 명은 기고문에 아예 서명하지 않을 것도 고려했다는 내용도 유출되었다. 이 이메일들은 란셋 기고문이 이코헬스 얼라이언스과 관련이 없도록 보여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된 시리얼 패시지 기술의 랄프 베릭 박사도 피터 다자크로부터 이러한 제안을 받고 동의한다.

2021년 2월, WHO 조사단의 일원으로 우한을 방문한 피터 다자크

피터 다자크는 2021년 2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한지 1년만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축이 되어 이뤄진 조사단의 일원으로써 중국 우한을 방문하여 코로나의 발원을 색출하기 나선다. 본인의 이해관계와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사안에 대해 도대체 무슨 수사를 하겠단 말인가? 아니나 다를까 WHO 조사단의 중립성이 의심된다는 국제 여론이 들끓었다. 이러한 국제 여론에 대해 중국 당국은 “해당 사안을 정치화하지 말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WHO 조사단이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발생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밝힌다.

“The presence of SARS-CoV-2 has not been detected through sampling and testing of bats or of wildlife across China. More than 80 000 wildlife, livestock and poultry samples were collected from 31 provinces in China and no positive result was identified for SARS-CoV-2 antibody or nucleic acid before and after the SARS-CoV-2 outbreak in China. Through extensive testing of animal products in the Huanan market, no evidence of animal infections was found.”

“중국 전역에서 이뤄진 검사 결과 그 어떠한 야생동물이나 박쥐로부터 SARS-CoV-2를 검출하지 못했다. 중국의 31개 도에서 채취한 8만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 가축, 조류 샘플 중에서 SARS-CoV-2의 발생 이전이나 이후의 항체나 핵산에 대한 양성반응을 찾을 수 없었다. 화난 수산시장의 동물제품들을 상세히 조사해본 결과 동물감염에 대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

WHO-convened global study of origins of SARS-CoV-2: China Part. 8페이지.

오컴의 면도날

“조작의 흔적이 없기 때문에 자연발생이다”라는 주장에는 결점이 있다. 왜냐하면 흔적이 남지 않는 serial passage라는 기술이 존재하며, 이 기술을 개발하고 스정리 박사에게 이 기술을 전수한 랄프 베릭 박사라는 인물이 팀을 이뤄 기능획득 연구를 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논문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위의 WHO조사단 결과와 더불어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면 “절대 인공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라는 주장은 섣불리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실험실 유출설에 대한 강한 부정 뒤에는 스정리 박사, 파우치 박사, 피터 다자크, 그리고 중국 공산당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

허나 중요한건 자연발생설을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전혀, 아무것도, 정말 그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스 사태때 중간숙주를 찾는데 4개월, 메르스 사태때는 9개월이 걸렸다. 현재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한지 약 18개월이 지났지만 중간숙주는 커녕, 자연발생설에서 주장하는 최초 발생지역인 화난수산시장은 당시에 박쥐나 천산갑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최초 보고된 사례중 대다수는 화난수산시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중국의 질병관리센터장인 푸가오가 직접 말했다. 오히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기능획득 연구를하던 연구원 세 명이 2019년 11월경에 진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미국 첩보기관에 의해 밝혀졌다.

만약에 SARS-CoV-2가 윈난성의 적갈색관박쥐들로부터 변이되어 나온 것이라면 인간을 감염하기 이전의 버전이 존재 해야한다. 왜냐하면 바이러스가 인간을 감염 시키기 위해서는 변이를 여러번 거듭해야하기 때문이고, 이러한 변이에 대한 증거는 자연에 남기 때문이다. 2002년 사스 사태때 중간숙주였던 사향에서 바이러스에게 6번의 변이가 일어난 후에야 낮은 확률로 인간에게 전염되었고, 이후 14번의 변이를 거치며 인간에 대한 전염력을 증가 시켰다. 그리고 4번의 변이가 더 일어난 시점에서 사스 사태가 발생했다.

파우치 박사가 동료 과학자들에게 받은 이메일들 중에서는 COVID-19가 “진화 이론에 부합하지 않는” 형태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위의 WHO 보고에서도 밝히다시피, 전신이 될만한 바이러스는 자연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자연에서의 변이 과정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 상태에서 인간에게 전염되도록 “최적화”되어있는 바이러스의 가장 닮은 꼴은 아이러니하게도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있다.

지리적인 제한도 고려해봐야한다. 만약에 COVID-19가 윈난성의 적갈색관박쥐로부터 변이된 것이라면 박쥐나 천산갑이 있지도 않은 천만 인구의 도시 한가운데에 있는 시장보다, 적갈색관박쥐의 주 서식지인 중국 남부 혹은 적갈색관박쥐를 우한으로 옮기던 수송로 등지에서 먼저 발생하는 것이 더 논리적이다. 적갈색관박쥐의 주서식지로 지목되는 중국 남부의 윈난성과 그 일대는 멀쩡한데 우한에서 갑잡스레 튀어나온 것은 굉장히 이상한 일이다.

The simplest solution is almost always the best

“가장 간단한 설명이 대체로 가장 최고의 설명이다”

자연발생설이 사실이 되려면,

  1. 화난수산시장에는 당시에 박쥐나 천산갑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거기서 발생했고
  2. 최초 감염자중 다수가 화난수산시장과 아무 관련 없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감염 되었고
  3. 중간숙주를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지만 인간에게 감염되도록 진화하였으며
  4. 다른게 아닌 인간의 기도에 위치한 ACE2 단백질에 굉장히 잘 달라붙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우연히 진화되어 나왔다

라는 것을 설명해야하는데, 이를 설명할만한 증거들은 존재하지 않거나 그 논리가 매우 빈약한 경우가 태반이다. 위의 경우들을 뒷받침하고 싶다면 수 많은 가정을 해야하는데, 이는 오컴의 면도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반면에 실험실 유출설은 간단명료하다:

  1. 스정리 박사는 윈난성에 위치한 폐광산에서 사스와 닮은 코로나바이러스 샘플을 채취함
  2. 랄프 베릭 박사와 해당 샘플들에 대해 기능획득 연구를 진행함
  3. 연구소의 허술한 보안에 의해 바이러스가 유출됨

그래서 결론적으로, 자연발생인가? 실험실 유출인가? 판단은 독자 스스로가 내려야할 것이다.

왜 이제서야?

2020년 4월 2일에 게재된 laowhy86의 영상

2021년 6월 현재 실험실 유출설에 힘이 실리고 있는데, 이미 2020년 4월에 laowhy86라는 유튜버는 매우 제한적인 정보로 실험실 유출을 추측했다. 허나 그의 영상은 “음모론의 원천”이라며 돌팔매질을 당했다. 왜냐하면 그는 “과학자”도 아니고 “유명인”도 아닌, 일개 유튜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일개 유튜버면 어떠한가? 그가 만든 영상은 굉장히 논리적이고 그가 제시하는 증거들도 납득할만했다.

문제는 뭐냐면, 그의 논리는 “인종차별적”이였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였던 트럼프는 COVID-19를 “차이나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중국에게 바이러스의 책임을 물었으나, 당시에 민주당과 미디어는 그의 발언을 인종차별적인 의미로 프레이밍하고 트럼프를 무능력하다고 비판하기에 바빴다.

트럼프를 향한 프레이밍의 모순을 꼬집는 댄 크랜쇼 하원의원

미디어는 진실이 뭔지에 관심이 없었다. 트럼프가 하는 말을 무조건 비판하고 어떻게든 본인들을 포함해, 정치경제적 유대관계를 가진 자들에게 유리하도록 자극적인 보도들을 하기에 바빴다. 미디어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실험실 유출설을 주장한다면 그를 미치광이로 몰아가고 그와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매장하는게 당연한 것이였다. 그리고 우연히 미디어와 민주당의 이해관계가 스정리 박사, 파우치 박사, 피터 다자크 등의 인물들과 맞물려 시너지를 발휘한 것이다.

그와 더불어 소위 “팩트체커”를 자처하는 소셜미디어와 언론 매체들들은 실험실 유출설을 모두 음모론으로 일축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팩트체커”로 저명한 폴리티팩트는 실험실 유출설을 “박살낸” 이 페이지를 돌연 아카이브로 만들며 더 이상 이 페이지에 서술된 내용이 팩트가 아님을 인정했다. 워싱턴 포스트와 같은 언론 매체도 과거의 헤드라인들을 교묘하게 바꾸는, 흡사 조지 오웰이 그리던 디스토피아에서 행해지는 역사 바꾸기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우리는 굉장히 위험한 시대에 살고 있다.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우리는 보이지 않는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바이러스는 우리의 몸을 병들게 하고 있고 언론 매체와 소셜 미디어는 진실이 아닌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에 눈이 멀어 우리의 현실을 왜곡 시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둘러싼 사회, 정치, 경제적 현상은 미국의 국내 정치와 더불어 투키디데스의 함정으로 일컬어지는 운명적인 기로에 놓인 두 국가의 이해관계에서도 기인한다.

이미 미국과 중국간의 신냉전이 개막했다. 이 전쟁은 총, 탱크, 미사일이 아니라 프로파간다로 적의 사기를 저하 시키고 내부를 분열 시켜 상대를 내파시키는 전쟁이다. 이 전쟁은 상대의 경제구조를 전복 시키고 정부 시스템을 해킹하여 인프라를 마비시키는 전쟁이다. 이 전쟁은 전방도 후방도 없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가 전쟁의 희생자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진실을 더더욱 소중히 여기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몰라도,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

레프 트로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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