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이 암호화폐, DAO, NFT를 혼합하여 지역 정부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제안하는 글을 그의 블로그에 게재하였다. 그는 먼저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들을 나열하였다:

• 마이애미코인
• 서울코인
• 부산에서 열리는 NFT 컨퍼런스
• 아예 도시의 계획 단계부터 암호화폐 중심으로 하는 CityDAO

이렇게 벌써 지방자치에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경우, 그리고 더 나아가서 아예 도시 자체를 블록체인에 기반하여 만드는 구상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도대체 왜 도시에다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도입해야할까? 이에 대해 비탈릭은 국가정부가 가지는 한계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현재의 정부 시스템은 너무 느리고 비효율적이다. 한마디로, 국가정부들은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방해 요소 밖에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정부에서 제안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들은 그저 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 밖에 안된다고 하고 있다. 반면에 도시들은 한 국가보다 규모도 작고 이론상으로는 다이내믹하기 때문에 더 진보적인 아이디어들을 답습할 수 있는게 가능해진다고 한다. 게다가 도시의 정책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도시로 이주하는건 아주 쉽다. 즉, 도시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니 도시 단위로부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통한 지방자치제도를 구성하는 것이 제일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전세계에서 펼쳐지고 있는 도시 단위의 실험들을 소개한다:

• 미국 네바다주의 리노에서는 창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NFT를 판매하고 Reno DAO를 설립하여 일명 “리노코인”을 발행하여 리노 주민들에게 에어드랍으로 제공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블록체인을 통한 카지노 관리와 투표 시스템까지 만드는 구상을 하고 있다.
• CityCoins라는 프로젝트는 지방정부의 지원 없이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지방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갈 수 있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마이애미코인과 같은 경우는 마이애미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 CityDAO라는 프로젝트는 아예 와이오밍주에 땅을 사서 황무지에다가 완전 다른 형태의 도시를 건설하려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DAO를 통해 지방자치제도를 운영할 계획을 하고 있다.

이렇게 도시들에다가 블록체인을 도입한다면 기존의 행정 프로세스들을 더 투명하고 검증가능하게 만들 수 있으며 블록체인을 통해 토지와 같은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관리하고 민주적인 통치 시스템에 대한 실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블록체인 상의 데이터는 모두에게 공개 되어있고 블록체인에 만들어진 애플리케이션들은 다른 블록체인의 데이터를 불러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닫혀있는 중앙 시스템보다 더 뛰어나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그는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정부가 예산을 집행하는 것을 예로 들고 있다. 납세자들은 정부의 예산 집행 프로세스를 알 수 있고 여러 정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게 될 사업자들에 대한 입찰 과정도 투명해질 수 있고 VDF와 같은 랜덤 번호생성 방식을 통해 정부에서 주관하는 복권도 더 공평해 질 것이라고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토지, 부동산, 자동차 등을 포함하는 자산 등록과 관리, 그리고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도 블록체인을 통해 발급할 수 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선거도 블록체인을 통해 할 수 있게 될 수 있다고 하고 있지만 아직 극복해야할 문제들이 많다고 하고 있다.

위와 같이 블록체인을 통해 기존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도 있지만, 비탈릭은 암호화폐를 통한 더욱더 급진적인 아이디어들을 소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거 문제를 예를 들고 있는데, 그는 주거 공간의 매매 행위를 사상 최악의 경제 정책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주택이 투자 수단으로 용인 된다면 자가주택 소유자들은 자가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과 필연적으로 대립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가소유자들을 위한 정책들을 펼칠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피해를 입히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가소유자는 부동산 가격과 직접적인 관계가 형성 되기 때문에 주거 공급에 대해 반대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반대로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부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도시가 발전하는 것 자체가 썩 내키지 않게 된다.

이렇게 자가주택 소유 유무에 따라 갈리는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한 공동체에 살아가는 이들을 분열 시키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들은 자가주택 소유를 권장한다. 왜냐하면 자가주택을 보유하게 되면 지역경제에 참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에 자가주택 소유가 가져다주는 단점들 없이 지역경제에 참여하는 것을 독려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도시가 발전함에 따라 가치가 올라가는 토큰을 만들어서 도시 거주민들이 그 토큰을 필요한만큼 보유하게 장려하면 어떻게 될까?

비탈릭 부테린은 도시를 대표하는 토큰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다섯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한다:

1. 지방정부에게 지속가능한 수입원을 제공해야한다. 기존의 과세를 통한 수입이 아닌 새로운 수입원이 필요할 것이다.
2. 거주민들과 도시가 경제적으로 일체화 되어야한다. 도시가 발전함에 따라 토큰의 가격이 올라야하며 멀리 떨어진 금융기업들이 아닌, 도시에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이 해당 토큰을 보유하게끔 유도해야한다.
3. 저축을 장려하는 수단이 되어야한다. 자가주택에 대한 대출금을 갚아가는 것은 결국 자산을 늘려주는 행위가 된다. 토큰에도 이러한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
4. 사회활동을 장려해야한다. 도시의 발전에 기여하는 행위에 기여해야한다
5. 평등주의에 입각해야한다. 빈부에 대한 차별을 하면 안된다.

위의 조건중 1, 2, 3번은 해결하기가 아주 쉽다고한다. 그냥 토큰을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하면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특정 토큰을 X개 이상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마이애미 코인은 이러한 정책을 개인사업자들에게 적용 시키고 있는데, 더 나아가서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정책을 시행하게 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코인을 X개 들고 있는 사람에게 공용주차장 주차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과 같이 토큰 보유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렇게 토큰 보유량에 따른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게 되면,

1. 토큰 보유에 대한 인센티브를 발생 시킨다.
2. 토큰 보유에 따른 인센티브에 의해 특히나 주민들이 토큰을 보유하게 된다.
3. 경제적으로 일체화 된다. (도시가 더 발전됨 -> 더 많은 사람들이 주차하고 싶어짐 -> 토큰 가격이 오름). 자가주택 소유는 해당 주택과 주변 지역의 경제에만 이해관계가 생겼는데 이제는 도시 전체에 대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생기게 된다.
4. 자원에 대한 지속가능한 관리가 가능해진다. 토큰이 비싸지면 토큰을 사는 사람은 적어지고 자연스럽게 자동차의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도시 계획이 도보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위와 같이 단순한 인센티브 제도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될 경우에는 악용될 염려가 있다. 그러므로 여러 메커니즘을 혼용하여 토큰 소유 인센티브 정책을 펼쳐야한다. 아주 좋은 예는 구역제다. 예를 들면, Y개 이상의 토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비용을 지불하고 타 구역의 지역 선거에 제곱 투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이 있다. 이렇게 시장경제와 직접 민주제를 섞은 접근법은 여러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지역 정부의 수입원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새로운 건축물의 외관, 도시 전광판 광고에 대한 선호도, 지역 언론과 상권 지원과 같이 도시 거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사안들을 토큰의 개수에 비례하여 투표권이 증가하는 제곱 투표 방식을 통해 처리하게 된다면 토큰을 보유하게 되는 인센티브가 증가하게 되고 이는 토큰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결론적으로, 지역 정부는 토큰을 통해 여러 실험을 해야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나도 급진적으로 진행해서 일을 그르치는 것보다 작은 그룹에서 시작해서 천천히 그 규모를 넓혀가는게 이상적이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