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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레이어 3: 화폐를 넘어 네트워크로

한국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이 화폐로써의 기능을 할 수 없다는 비관의 목소리가 크다. 그런데 이미 엘살바도르에서는 법정화폐로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게임 내에서 비트코인을 획득할 수 있는 기능을 실험하고 있다. 게임 내에서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받는 기능을 구현한 카운터 스트라이크 토너먼트가 진행되기도 했으며 이 외에도 굉장히 단순한 게임들이지만, 비트코인을 도입한 게임들이 출시 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게임 외에도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서비스, 즉, 비트코인 애플리케이션들이 끊임 없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비트코인 애플리케이션은 레이어 2라고 불리는 비트코인의 라이트닝 네트워크 위에다가 애플리케이션을 구동시키기 때문에 비트코인 네트워크 레이어 3라고 불리는데, 비트코인 레이어 3의 등장으로 이더리움을 포함해 많은 알트코인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비트코인 레이어 3에서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고 개발이 가속화되면 이더리움의 핵심이였던 스마트 컨트랙트가 비트코인 네트워크상에서 애플리케이션으로 대체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데, 암호화폐 생태계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포스트를 통해서 이게 어떻게 가능하고 이로 인해 무슨 현상들이 일어날 수도 있는지에 대해 탐구해보고자 한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잔티움 장군 문제를 기술로 극복했다.

일단 비트코인의 작동 원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베이스 레이어와 레이어 2가 작동하는 방법을 알아야한다. 비트코인은 알다시피 일명 채굴꾼이라고 하는, 전세계에 퍼져있는 불특정다수가 본인들의 컴퓨터를 통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데이터를 검증하는데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여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획득(채굴)하는 작업을 한다. 이게 바로 우리가 잘 아는 블록체인이며 다른 이름으로 베이스 레이어라고 한다. 이 베이스 레이어는 전세계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 컴퓨터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보안이 아주 뛰어나다. 그러나 보안이 뛰어난 대신 1초당 처리할 수 있는 결제의 갯수, 일명 TPS (Transaction Per Second)가 7개 밖에 안된다. 마스터나 비자와 같은 세계적 결제 네트워크들이 초당 수 천, 수 만개의 결제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비교되는 숫자이다.

그래서 이러한 TP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온게 라이트닝 네트워크다. 베이스 레이어에 채굴꾼들이 있듯이, 라이트닝 네트워크도 노드들이 네트워크상의 결제를 처리한다. 라이트닝 네트워크 노드도 채굴꾼들과 마찬가지로 노드를 운영함으로써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다. 이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레이어 2라고 불리운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이론적으로는 초당 2천 5백만개의 결제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하는데,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파일 압축 기능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예를 들어, 원래 1기가 정도 되는 파일을 압축해서 용량을 줄여 이메일을 보내면 빨라지듯이, 라이트닝 네트워크 상에서는 많은 양의 결제 데이터를 한꺼번에 모아서 1개의 결제로 압축하여 베이스 레이어로 그 데이터를 보내는 것이다.

이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통해 여태 비트코인의 한계로 지적 되어왔던 TPS 문제를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이번에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로 인정된 엘 살바도르에서도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통해 실생활에서 작은 금액의 비트코인도 아주 손쉽게 결제하며 실용성을 증명해내고 있다.

확장성의 트릴레마

그럼 레이어 3는 뭘까? 바로 레이어 2의 기능을 응용한 애플리케이션들이다. 단순히 비트코인의 결제를 빠르게 해주는 기능을 넘어서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빠른 전송 속도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응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카카오톡으로 보이스톡을 하게 되면 두 사람이 카카오 서버를 매개체로 음성 데이터를 교환하며 통화를 하듯이,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 상에서도 이런 보이스톡 기능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카카오처럼 특정 기업이나 정부가 관리하는 중앙 서버가 아니라 전세계에 퍼져있는 불특정다수의 네트워크 라이트닝 노드들이 서버 역할을 대체한다는 점에서 다른 것이다.

비트코인 레이어 3 애플리케이션은 사실상 우리가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들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되는데, 소셜 미디어, 동영상 스트리밍, 채팅앱,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부터 시작해서 현재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다가 만들어진 탈중앙화 거래소까지 비트코인 레이어 3에다가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비트코인 레이어 3에 만들게 되었을 때는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통한 보상과 지불 기능을 활용하여 앱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쉬워진다. 예를 들면, 비트코인으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 한다던가 아예 게임 속의 화폐 자체를 비트코인으로 만드는 것,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 앱에서는 좋아요를 받을 때마다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것, 채팅앱을 통해 비트코인을 주고 받는 것, 본 만큼만 사용료를 내는 OTT 서비스 등등 활용 예시가 굉장히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레이어 3에서 제공하는 기능성은 가히 혁명적이다. 왜냐하면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정부나 기업들의 검열과 규제에 영향 받지 않는 것처럼, 라이트닝 네트워크 위에 개발된 애플리케이션들도 정부나 기업들의 검열과 규제를 회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네트워크 위에다가 게임을 만들면 중국 공산당의 게임 규제를 피해갈 수 있고 채팅앱을 만들면 도청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고 유튜브 같은 사이트를 만들게 되면 그 어떠한 동영상을 올려도 삭제 당하지 않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에서 사용되는 화폐는 비트코인이 되는 것이다. 물론 아직 걸음마인 상태이지만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통해 위와 같은 서비스들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그 충격은 어마어마 할 것이다.

작년에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밴 당한 사건이 있었다. 그때 미국의 우파 진영에서는 트위터를 버리고 팔러라는 소셜 미디어로 이주하며 트위터의 검열에 대항하려고 했다. 그런데 팔러 앱 자체가 검열 당해버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팔러는 AWS(아마존웹서비스)라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통해 서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AWS에서 팔러에게 서비스 제공을 아예 중단해서 팔러는 말 그대로 인터넷에서 밴 당해버렸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AWS라는 기업에서 팔러에게 제공하는 네트워킹 인프라를 다 관리하기 때문인데, 만약에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더 발전하게 된다면 이런식의 규제도 피해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예 네트워킹 인프라를 탈중앙화 시켜버리기 때문에 검열하고 싶으면 비트코인 네트워크 자체를 박살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를 사랑하는 미국인들은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가져다줄 수 있는 이점들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비트코인은 자유주의, 반정부주의, 시장주의와 같이 정부와 국가권력에 저항하는 이데아들이 그 근간을 이루는데, 비트코인 레이어 3가 이러한 비트코인의 이데아를 확장 시키고, 실제로 실현 시키는데 엄청난 공헌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은 금융을 넘어 표현의 자유까지 확립하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메트칼프의 법칙(Metcalfe’s law)은 이더넷을 발명하고 스리콤을 설립한 밥 메트칼프(Bob Metcalfe)가 “네트워크의 가치는 참여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고 주장한데서 비롯된 법칙이다. 그래서 엘살바도르와 같이 법정화폐로 인정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비트코인을 통해 경제 활동을 하는 인구가 증가 할수록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가지는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것이고,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활용한 레이어 3의 발전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하는 사례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비트코인의 네트워크 효과가 가지는 영향력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왜냐하면 알트코인들은 원래 비트코인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만들어진 코인들인데, 비트코인이 레이어 3를 통해 알트코인들의 존재 의의를 희석 시키게 되면 알트코인에 대한 투자를 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들은 개발의 편의성과 경제성을 위해 비트코인 외의 블록체인을 활용하겠지만 가치 저장의 수단, 그리고 세계적 결제 네트워크의 역할을 자처하는 알트코인들은 그 미래가 어두워 보인다. 현재 비트코인의 암호화폐 시장점유율은 40%에 달하는데 만약에 비트코인 레이어 3 개발이 가속화되고 그 누구나 비트코인 레이어 3에 손쉽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이 시장점유율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단순히 화폐나 자산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안되는 것이다. 안드레아스 안토노폴로스라는 유명 비트코인 사업가는 10년 전부터 비트코인을 “돈의 인터넷”이라고 이해해야한다고 강연을 하고 다녔다. 비트코인은 근본적으로 네트워크인데, 이 네트워크가 화폐와 같이 가치의 전달도 할 수 있고 자산과 같이 가치의 저장을 동시에 가능케 한다고 이해 해야한다. 즉, 비트코인은 네트워크, 화폐, 자산의 세 가지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카카오를 사용하는 이유는… 남들이 다 사용하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비트코인의 라이트닝 네트워크 위에다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레이어 3가 등장하고 있는데, 이 레이어 3의 등장으로 비트코인은 정부나 기업들이 규제할 수 없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정치경제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더리움을 포함한 알트코인들은 입지가 매우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진화 할수록 그 전파 속도는 빨라지고 사용하는 사람의 숫자는 늘어나기 때문에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가지는 힘은 날이 갈수록 막강 해질 것이다.

비트코인이 유일한 암호화폐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들은 특히나 비트코인 레이어 3와 네트워크 효과에 대해 더더욱 기대를 걸고 있는데, 이들이 기대하는 바가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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